구글 쇼크, 미국-이란 전쟁 우려까지

오늘도 주식 시장이 시원하게 무너져 내렸다. 내 경우 전체 금액의 3%가까이 하락한 상황이다.

구글 AI 쇼크로 반도체가 흔들리며 반도체에 대해 걱정이 끼쳐있지만, 제일 큰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상황이다. 지금 다들 마찬가지로 겪고 있겠지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소식이 터지면서 코스피, 코스닥 할 것 없이 맥없이 주저앉았다.

뉴스와 외신들을 가볍게 훑어보니 상황이 꽤 묵직하다. 중동에서 총소리가 나면 제일 먼저 미쳐 날뛰는 게 국제 유가다. 안 그래도 간당간당한 마당에 기름값이 뛰면 물가가 다시 오를 테고, 그러면 금리를 내려서 시장에 숨통을 틔워주려던 미국의 계획도 다 꼬이게 된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런 불안한 상황이 닥치면 외국인들은 당연히 덩치가 작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주식 시장에서 가장 먼저 돈을 뺀다.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피신하는 거다. 오늘 하루 종일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로 물량을 던져댔다고 한다.

솔직한 내 견해를 남겨보자면, 화가 나기보다는 좀 허탈하다. 구글의 알고리즘 발표부터 중동의 전쟁 위기까지 일개 투자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들이 너무 많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이 급격히 몰려서 일어난다는 것은 정말 불운이라면 불운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국장이 힘드네 뭐네 할 상황이 아닌 것이 미국주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멘탈을 잡아야 한다. 과거 주식 시장의 역사를 복기해 보면,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는 늘 단기적으로 시장에 엄청난 공포를 몰고 왔지만 결국엔 회복되는 패턴을 보였다. 자본주의는 어떻게든 굴러가니까.

다만 지금이 바닥이겠거니 하고 섣불리 물타기를 하는 건, 떨어지는 칼날을 맨손으로 쥐는 것이라 한다.

내 경우에도 이번 파마리서치가 저점이라 생각하고 물을 탄다고 하는 것이, 졸지에 칼날을 맨손으로 잡은 상황이 되어서 적지않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분간은 무조건 현금 보유하고 관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국제 유가가 어떻게 진정되는지, 그리고 오늘 도망간 외국인들이 다시 매수 버튼에 손을 올리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다.


미국-이란 전쟁 5주차 양상과 향후 전망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 저지(라고 알려진 목표)와 정권 교체를 목표로 전격적인 선제타격을 가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당초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를 바탕으로 전쟁이 2~3주 안에 끝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현재 전쟁은 중동 전체를 집어삼키는 장기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이란의 결사 항전이다. 초기 공습으로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체제 생존을 걸고 거세게 반격 중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는 유튜브의 알파고의 방송을 보고 놀란 바가 있는데, 이란이 정말 이렇게까지 반격에 나설 것이란 생각을 못했었다. 이란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지만 직전 베네수엘라의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라크와 사우디 등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쏟아붓는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 석유의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에너지 시설을 집요하게 타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대였던 국제 유가는 단숨에 13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전체가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주요 국제 언론과 기관들의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무력 충돌을 넘어 글로벌 경제에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고 분석한다. 덧붙여 EU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며 공개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재발 공포로 인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완전히 꺾였고, 10년물 국채 금리가 폭등하는 등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황 역시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보다는 지루하고 파괴적인 소모전이 될 확률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선을 확대하기엔 경제적 비용과 인명 피해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망설이고 있다. (방금 이 글을 작성하던 중 트럼프가 지상군 투입을 승인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란 역시 끝까지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단순히 정부의 교체 뿐만 아니라 민족성까지 연결된다는 알파고의 의견이 생각난다. 이스라엘의 방공이 무력해지며 늘어나는 피해와 함께, 국지적인 미사일 공방과 대리전이 반복되는 불안한 교착 상태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해 보자. 유가 급등과 금리 상승이 고착화되는 국면에서, 부채 비율이 높거나 미래 성장성만으로 버티는 주식들은 살아남기 힘들지 않을까. 당분간은 섣부른 물타기를 멈추고 현금 비중을 쥐고 있는 것이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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